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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2017) – 태평양 전쟁기 조선인 강제징용의 비극을 그린 역사적 고발극

by 머니소낙비 2025. 6. 11.

 

 

 

“기억하지 않으면, 반복된다.” 영화 ‘군함도(2017)’는 단지 한 편의 전쟁 영화가 아니라, 태평양 전쟁기 조선인들이 겪은 고통과 강제징용의 실상을 고발하는 역사적 재현의 장입니다. 현실의 무게를 담은 이 영화는 ‘실화’라는 뿌리 위에 드라마적 상상력을 덧입혀, 잊혀져 가던 역사의 그림자를 대중의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군함도 조선인 강제 징용 역사 고발

인간이 아니라 자원으로 취급된 사람들

 

‘군함도’는 1940년대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이 조선인들을 속이고 협박하여 군함도로 끌고 가 석탄을 캐게 한 강제노역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는 그 속에서 벌어진 고문, 폭력, 차별, 생존의 사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전시하의 ‘노동 착취’가 얼마나 조직적이고 잔혹하게 이루어졌는지를 피부로 느끼게 만듭니다. 석탄의 분진이 가득한 땅굴 안에서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며 폐병과 사고로 죽어가는 수많은 조선인들, 그리고 이들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일본 군인과 관리자들의 모습은 영화적 연출임에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현실감 있게 그려졌습니다. 특히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는, 일본 측에서 조선인을 인격체로 취급하지 않고 생산성만으로 평가하는 장면인데, 이는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실제 식민지 통치 하에서 조선인이 어떤 존재로 여겨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들에게 인간은 곧 도구였고, 죽음은 비용이었으며, 목숨은 효율성으로 환산되는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군함도’라는 장소는 실제 존재했던 일본 나가사키 인근의 하시마섬을 말하며, 그 이름만으로도 고통과 억압의 대명사가 되었던 이 섬에서 벌어진 일들은 국제 사회에서도 반인도적 범죄로 평가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영화는 단순한 고발을 넘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침묵과 기억, 그리고 그것이 후대에게 남기는 의미까지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이런 시도는 단지 역사적 재현에 그치지 않고, 관객에게 그 시대를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효과를 줍니다.

 

 

섬 안에서의 투쟁과 탈출, 극복의 서사

 

‘군함도’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억압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려 했던 이들의 투쟁을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합니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단지 고통받는 존재가 아니라, 그 속에서도 살아남고 서로를 지키려 했던 주체적 인물들입니다. 주인공 이강옥(황정민)은 자신의 딸을 위해 일본행을 선택했지만, 그 결정이 곧 지옥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합니다. 군함도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싸우는 조선인들, 일본 측의 감시와 폭력에 맞서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그들의 결단과 연대는 영화 전체에 깊은 감정적 밀도를 부여합니다. 특히 송중기가 연기한 독립군 파견요원 박무영의 등장은 이 영화를 단지 피해자의 시선이 아닌, 능동적 저항의 드라마로 바꿔놓습니다. 그는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거나 탈출을 돕는 인물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반격의 발판을 만드는 존재로, 조선인들의 생존 전략이 어떻게 바뀌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이처럼 ‘군함도’는 절망의 공간 속에서 희망의 조각을 찾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기억을 전하고자 합니다. 마지막 탈출 장면은 다소 영화적인 상상력이 가미되었지만, 그 장면이 주는 정서적 파급력은 강제징용이라는 주제를 단순한 비극에서 인류 보편의 저항으로 확장시킵니다. 이 영화는 단지 ‘당했던 역사’가 아니라, ‘버텨낸 사람들의 기록’이기도 한 것입니다.

 

 

기억할수록 강해지는 역사적 진실

 

‘군함도’는 개봉 당시부터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부는 지나치게 드라마적 상상력을 더한 부분에 대해 비판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역사를 알게 된 계기였다”며 영화의 존재 이유를 지지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단지 과거를 향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당신이라면 그런 시대에 어떻게 살았겠는가?”라는 내면의 질문은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관객의 머릿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또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일 간의 역사 논쟁 속에서 ‘군함도’는 하나의 중요한 문화적 텍스트로 자리잡고 있으며, 젊은 세대에게 역사 교육의 대체적 접근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특히 시청각적 몰입을 통해 감정과 이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이 영화는, 책이나 강의만으로는 전할 수 없는 ‘현장의 감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실제 촬영에 사용된 세트와 특수효과는 그 시대 군함도의 공간감을 정교하게 복원했으며,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는 조선인의 아픔을 극적으로 살아나게 합니다. 이처럼 ‘군함도’는 단지 상영관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기억을 위한 예술입니다. 영화는 끝났지만, 그들이 남긴 외침은 우리 마음속에서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역사를 기억하는 한, 그들은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군함도’는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기억의 형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역사적 고발극 그 이상의 가치

 

‘군함도(2017)’는 단순한 감상용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집단적 기억의 기록입니다. 강제징용이라는 민감하고도 아픈 주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 이 영화는, 진실을 알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비록 극적인 연출과 허구가 일부 가미되어 있을지라도, 그 핵심은 명확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과거의 고통을 무겁게 껴안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책임 있게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과거의 진실 앞에 얼마나 정직한가? 그리고 미래를 향해 얼마나 진실하게 나아가고 있는가? 군함도는 잊히기엔 너무 크고 아픈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단지 한 편의 작품이 아닌, 역사를 지키는 하나의 방식이자, 후대를 위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끝났지만, 그 진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