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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 (2019) – 한글을 창제하며 백성을 가족처럼 품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감동 서사

by 머니소낙비 2025. 5. 21.

나랏말 싸미 한글 창제 세종대왕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로 시작하는 <훈민정음 서문>은 세종대왕의 깊은 뜻이 담긴 언어의 선언입니다. 영화 〈나랏말싸미〉(2019)는 바로 이 역사적인 순간을 향해 걸어간 한 왕의 고뇌와 결단, 그리고 글자를 통해 백성을 품고자 했던 세종의 뜨거운 사명감을 담은 작품입니다. 사극이지만 정치 중심의 이야기보다는, 말과 글의 본질을 향한 인간적인 탐구와 감동을 전하는 휴먼 드라마입니다.

 


 

한글 창제의 여정 – 말에서 글로, 마음에서 역사로

 

영화는 세종(송강호 분)이 백성들이 어려운 한자를 익히지 못해 불편을 겪는 현실을 지켜보며 자신만의 문자, ‘백성을 위한 글’을 만들고자 결심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당시 신하들은 반대하고, 외부의 시선은 차가웠지만, 세종은 그 누구보다 확고했습니다.

 

그의 동행자로 등장하는 인물은 불경을 백성의 말로 옮기던 스님 신미(박해일 분)입니다. 신분도, 종교도 달랐지만 오직 ‘사람을 위한 글’을 만들겠다는 뜻 하나로 세종과 신미는 협력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학문적 작업이 아니라, 권위와 질서, 신분과 전통을 뛰어넘는 용기 있는 연대로 묘사됩니다.

 


 

세종은 왜 한글을 만들었는가?

 

영화는 반복해서 이 질문을 던집니다. 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문자를 만들려 했는가?

그 답은 명확합니다. “백성이 스스로 읽고 쓰게 하여, 누구든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당시 조선은 철저한 유교 중심의 문치 국가였습니다. 글은 양반의 전유물, 지식은 일부 계층의 권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종은 ‘말은 모든 사람의 것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졌고, 그것이 바로 민주적 언어 문화의 출발이 됩니다.

 


 

인간 세종의 고뇌와 부드러운 위엄

 

송강호가 연기한 세종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던 ‘완벽한 성군’의 이미지보다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외로워하며 그러나 단호한 인간적인 모습에 가깝습니다.

나라의 언어를 만들겠다는 결정 앞에, 그는 신하들의 반대에 상처받고, 정치적 압박을 받으면서도 결국 백성의 삶을 위한 선택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는 단순히 왕이 아니었습니다. 백성을 ‘자식처럼, 가족처럼’ 여기는 따뜻한 지도자였고, 그 마음이 바로 ‘훈민정음’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글자 하나하나에 담긴 뜨거운 신념

 

영화 속에서는 문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 자음과 모음의 원리를 설명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정보성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는 더욱 깊습니다.

예를 들어, 하늘, 땅, 사람을 상징하는 모음 구조, 소리를 본떠 만든 자음 배열 등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사유의 집약체임을 보여줍니다.

 

한글은 단지 음성을 기호로 옮긴 문자가 아니라, 세종의 철학과 세계관이 담긴 언어의 조형물입니다.

 


 

종교와 사상의 경계를 넘어선 협력

 

세종은 유교를 바탕으로 한 조선의 국왕이고, 신미는 불교를 따르는 승려입니다. 당시 정치적으로 탄압받던 불교를 국왕이 다시 부르는 장면은, 단순한 용인의 의미를 넘어서 사상의 경계를 넘어 진리를 위한 협력을 상징합니다.

 

영화는 그들의 관계를 ‘지도자와 보조자’가 아니라, 공동의 비전을 향한 동반자로 그립니다. 이 과정에서 신미 역시 자신의 신념과 세상의 갈등 사이에서 고뇌하지만, 결국 백성을 위한 길을 함께 걸어가는 진정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무리하며 – 한글은 언어가 아니라 사랑이었다

 

〈나랏말싸미〉는 단지 훈민정음의 창제를 다룬 사극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한 나라의 언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그리고 그 언어가 사람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감동 서사입니다.

 

세종은 말로 다 하지 못할 감정을 글자로 표현하게 해주었고, 글을 몰라 억울함을 말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언어를 가지게 해준 아버지였습니다.

 

한글은 단지 편리한 문자가 아니라, 세종의 백성을 향한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그 사랑은 지금도 우리가 매일 쓰는 이 글자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