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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2018) – 위안부 피해자들과 함께한 가족 같은 사람들의 실화 이야기

by 머니소낙비 2025. 5. 16.

 

 

 

진실은 침묵하지 않습니다. 영화 〈허스토리〉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법정에 선 위안부 피해자들과 그들을 돕는 평범한 시민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단순한 법정 드라마가 아닌, 고통의 기억을 품고 살아온 여성들과 그 곁을 묵묵히 지킨 이들의 ‘연대의 기록’이며, 그 자체로 역사입니다.

 


 

🧑‍⚖️ 실화를 바탕으로 한 뜨거운 투쟁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벌어진 ‘관부 재판’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관부(관서·부산) 재판은 한국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법정에 직접 출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법적 책임을 묻는 역사상 유일한 재판이었습니다.

 

영화는 이 재판을 주도한 ‘문정숙’(김희애)를 중심으로, 피해자들을 법정에 세우고 모든 비용과 지원을 자처하며 함께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그녀는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라, 피해자들과 동고동락하는 진정한 가족이자 연대자였습니다.

 


 

💔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 사라지지 않을 증언들

 

이 영화의 중심은 피해 여성들입니다.

 

  • 배정길 할머니(김해숙): 가족조차 자신의 과거를 모른 채 살아온 분
  • 이옥주 할머니(예수정):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지만 여전히 가슴에 남은 상처를 간직
  • 서귀순, 김순덕, 박순녀 등 다양한 피해자의 삶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된 침묵의 시간외면당한 진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당시 나이 70~80세,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낯선 일본 법정에 서서 고통의 기억을 증언합니다. 한 마디, 한 문장을 꺼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고 무겁지만, 그 안에는 말로 다 못할 진실의 무게가 있습니다.

 


 

🎭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 감정을 이끄는 명연기

 

〈허스토리〉는 배우들의 연기가 만들어낸 감정의 파도 위에 서 있습니다.

 

  • 김희애는 정의감 넘치면서도 인간적인 문정숙을 깊이 있게 연기하며, 관객이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중심축이 됩니다.
  • 김해숙은 극 중 배정길 할머니 역으로 자신의 과거를 꺼내기까지의 분노와 용서의 충돌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 예수정은 치매를 앓는 피해자를 연기하며, 기억과 감정이 교차하는 복잡한 내면을 절제된 방식으로 전달합니다.

 

감정의 폭발보다는 참고 버티는 고요한 절규, 그것이 이 영화의 연기 중심입니다. 그래서 더 뭉클하고, 더 가슴 아픕니다.

 


 

⚖️ 법정은 끝났지만,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허스토리〉는 단지 법정 승패를 다루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진실을 마주하는 것, 기억을 기록하는 것, 그리고 침묵의 시간을 끝내는 것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보여줍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재판에서도 피해자들은 ‘법적 승리’는 얻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더 큰 의미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 법정에 증언을 남겼고
  • 기록을 남겼고
  • 세상에 존재를 알렸습니다.

 

“나는 사라지기 전에, 나를 증언하고 싶었습니다.”

한 할머니의 이 한마디는, 영화 전체를 설명하는 대사이자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문장입니다.

 


 

📷 연출, 음악, 그리고 메시지의 균형

 

〈허스토리〉는 감정 과잉 없이 절제된 연출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화려한 배경이나 감동 코드에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정적인 장면, 침묵의 순간, 눈물 대신 떨리는 숨소리로 감정을 쌓아갑니다. 음악 또한 절제되어 있어 장면의 진정성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현실의 무게를 고스란히 살려냅니다.

 

관객은 이 영화를 보면서 억지 감동이 아닌 ‘진실 앞에서의 숙연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 결론 – 그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허스토리〉는 제목 그대로 ‘Her Story’입니다.

남성 중심의 역사(His-tory)에 가려졌던 여성들의 고통과 용기, 그리고 연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단지 위안부 피해자를 동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싸운 이들 – 법률인, 활동가, 후원자 – 모두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것은 피해자의 이야기이면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역사는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계속 쓰여지는 이야기입니다.

〈허스토리〉는 그 첫 문장을 다시 쓰려는 노력이며, 기억하겠다는 다짐입니다.